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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BY, THIS IS LIFE
MAGAZINE
vol. 1
잘하려는 마음이 커질수록 사실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저를 발견했어요.
잡지를 만들고 싶다. 이 꿈은 오래 전 부터 가지고 있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정작 아무것도 하지 못했어요.
너무 잘하고 싶어서 오히려 그 마음 때문에 시작이 더 어려웠어요.
그래서 결심합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해보기로요.
오늘이 그 시작인 날이에요.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의 잡지 만들기는,
저의 글과 사진을 상품처럼 등록하는 거에요.
오늘은 저의 글과 사진과 진심을 신상품으로 등록합니다.
구매가 필요 없는 무료 상품입니다.
옷을 팔고 있지만 상업적인 길만 가고 싶지 않은,
저희의 진심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오늘의 신상품은
baby, this is life / vol.1 일과 취미와 나 입니다.
누군가의 일기장을 큭큭 거리면서 보듯이 편하게 읽어주세요.
다 읽으셨을 때 어떤 식으로든 마음의 작은 움직임이 생겼다면,
저는 정말 기쁠 것 같아요.
1/ 아직 해가 지지 않은 퇴근 시간
퇴근 시간, 회사 식구들이 모두 퇴근하고 나면 창문을 열고
반대편에 있는 큰 나무를 봐요.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을 보면서
오늘 하루도 잘 보냈다, 잠시 몇 분 동안 생각에 잠깁니다.
그리고 라디오를 들어요.
오후 6시에는 언제나 배철수의 음악 캠프를 들어요.
30 년 넘게 한결 같은 배캠의 오프닝 뮤직은
이상한 안도감을 줍니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어떤 것들은 꽤 오랫동안 변함없다는 것이
마음을 편하게 해주기도 해요.
같은 시간인데도 겨울에는 저녁에 듣고,
여름에는 아직도 낮인 시간에 듣게 되는 오후 6시의 라디오.
해가 완벽히 길어진 때가 아닌 요즘에는 노을지는 때 듣는 라디오가 됩니다.
퇴근을 하는데 해가 아직도 떠 있으면 괜히 기분이 좋아요.
매일 같은 시간에 퇴근하는데도, 여름의 퇴근은 사람을 들뜨게 만들어요.
누구를 만나볼까, 새로 생긴 카페에 가볼까,
집에 가는 길에 캔맥주를 사갈까 말까
한강에 가서 라면을 먹을까 따릉이를 탈까
오직 해가 길어지는 여름의 퇴근길에만 할 수 있는
즐거운 고민들이 있어요.
오늘 퇴근길에 여러분은 어떤 고민을 하고 계시나요
저는 요즘 손뜨개를 배우고 손글씨를 많이 써 보고 있어요.
손으로 하는 일에는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지만
그래서 결과물에 더욱 마음이 가는 것 같아요.
원파운드의 스티커나 더스트백, 사은품에는 모두 손글씨로 디자인 하고 있어요.
저희만의 시그니처이기도 하고, 조금 더 진심을 담고 싶은 마음에서입니다.
손으로 만드는 모든 일을 좋아합니다.
2/ 결혼 기념일
3주년 결혼 기념일이었어요.
저는 너무 갖고 싶었던 전동자전거를 선물 받았어요.
하얗고 조그만 것이 완전 저의 취향이라서
보자마자 우아아아아!! 소리를 질렀어요.
시장에도 슝슝 남산도 슝슝
벌써부터 동네 생활이 기대가 됩니다.
남편에게 편지를 받고 울었어요.
우리 둘의 마음이 똑같다는 게 느껴져서요.
결혼은 꼭 해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사랑은 꼭 해야 하는 것!
사랑하세요. 연애하세요.
-
사랑은
서로 다른 시간을 살아온 둘이
11시 40분... 11시 50 분....
조금씩 가까워지다가
12시 정각.
완벽한 하나가 되어
내일로 함께 가는 것.
그런 게 사랑인 것 같다.
-
오케이 라이프 중에서
언젠가 썼던 사랑에 관한 글이에요.
3/ 채소교환일기
친구와 서로 채소를 교환합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8 좋아하세요? 저는 정말 그 드라마를 사랑해요.
특히 좋아하는 장면이 있는데요.
한 골목에 살면서 서로 무엇이든 나눠 먹는 장면이에요.
깍두기가 가면 카레가 오고, 다시 다른집으로 상추가 가서 밥으로 돌아옵니다.
그 부분이 왜 이렇게 좋은지 모르겠는데
뭐라도 노나 먹는다는 그들의 마음이 좋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무과수 라는 친구와 채소를 노나 먹고
그 내용으로 교환일기를 쓰기로 했어요.
시금치 한 단은 혼자 사는 다검씨에게는 너무 많아서 저에게 조금 나누어 주고,
저는 남편이 안 좋아해서
혼자만 먹느라 많이 남게 된 짭짤이 토마토 몇개를 나누어 줍니다.
시금치는 저에게로 와서 시금치 프리타타가 되고, 토달시 볶음이 됩니다.
(토마토, 달걀, 시금치에 소금, 간장, 후추를 넣고 볶는 초간단 요리)
저의 토마토는 다검씨의 아침식사가 됩니다.
그 부분이 참 재밌게 느껴졌어요.
시금치를 받고 시금치요리를 검색하고,
나의 토마토는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다시 태어나는지
지켜보는 과정이요. 더이상 우리집 냉장고에서 시들해지지 않고
누군가에게 나누어 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낭비하지 않으면서 귀여운 일도 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어요.
엊그제는 두 번째 교환이 있었는데요.
저는 1개에도 천원 2개에도 천원인 브로콜리를 사서 하나를 나누어 주고,
고구마 몇개와 당근을 주었어요.
그리고 참외 두 알과 마늘쫑과 오이를 받았습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브로커리가 1개에도 천원, 2개에도 천원이라는 거에요.
다검씨의 마늘쫑은
언젠가 허전한 마음이 들었던 초여름의 밤에 멋진 와인 안주가 되었습니다.
마늘쫑에 소금을 넣고 볶는것이 전부인 요리법.
슬라이스 된 파마산 치즈를 뿌리면
마법같이 멋있어지고 맛도 놀랍게 근사해져요.
채소 교환일기는 사계절 내내 계속됩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채소교환일기를 검색하셔서
저희의 이야기를 지켜봐주세요.
4/ 오송밀
@ohsongmeal
집밥을 올리는 인스타 계정을 만들었어요.
유재석님이 유산슬이 되고 유케스트라가 되는 것처럼
오송민도 오송밀이 됩니다.
저의 부캐릭터에요.
이 계정에서는 쉽고 간단하지만 뭔가 그럴싸하게 보이는 음식들을 만들어요.
가끔 나 왜 이렇게 요리블로거처럼 전문적으로 레시피를 적고 있지?
이렇게까지 요리를 잘하는 건 아닌데?
제가 너무 나대는 것 같아서 제 자신이 조금 부끄러워질 때도 있지만,
저의 음식을 만들어 보고 즐거워 하시는 분들 덕분에
꾸준히 해 보고 있습니다.
대표적 인기 메뉴 (응?) 로는 우엉쌈밥과 오이샌드위치가 있습니다.
6/ 리틀포레스트
가끔 지치고 힘들 때 이 영화를 틀어요.
계절의 변화를 생생히 느끼며
제철음식으로 나를 돌보는 모습을 담담하게 바라보면
마음이 좋아집니다. 구김살이 없어서요.
특히 좋아하는 장면은 여름밤의 냇가 에요.
반딧불이 조명처럼 빛나는 그 곳에
친구와 담금주와 주먹밥과 개구리소리.
그 장면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더운 여름에는 샤워를 하고 나와 선풍기 앞에서
진한 콩국수를 먹는 것도 좋았어요.
주인공은 자신의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법을, 자신을 지키는 법을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별 거 아닌 걸 해도 나의 방법대로 인생을 풍성하게 만들어 가고 싶어요.
오늘은 비가 오니까 비 오는 날의 풍성함을 위해
미나리전을 만들고 막걸리를 마셔야겠어요.
7/ 퇴근 후의 즐거움
금요일 밤에 친구들을 만났어요.
나이는 다르지만 취향이 맞아 친구라고 불러요.
삼각지에 있는 엘피 바에 갔어요.
각자 좋아하는 술을 하나씩 시키고 음악도 신청합니다.
처음으로 신청한 곡은
the psychedelic furs/ love my way 에요.
영화 콜미바이유어네임에 나왔던 그 노래.
저는 이 노래를 무지 좋아해요.
love my way, it’s a new road
i follow where my mind goes
내 길을 사랑해, 새로운 길이야.
내 마음이 가는 데로 할거야
특히 이 가사가 좋아서요.
친구들과 이 노래를 따라 부르다 보면
오늘의 불안은 더 이상 아무것도 아닌게 됩니다
괜찮겠지 생각할 수 있는 작은 힘이 생겨요
그래서 친구를 만나고 이야기하고 함께 술을 마시고 음악을 듣습니다.
그 날의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합니다.
Cold play / viva la vida , everglow
kenny Loggins / footloose
fatboy slim / the Rockefeller skank
Baby face / give u my heart
INXS / need you tonight
Kasabin / fire
Alec mansion / dans l’eau de nice
Micheal Jackson / love never felt so good
8/ 캠핑
얼마 전에는 캠핑을 다녀왔어요.
포천에 있는 백로주 캠핑장인데요.
넓은 잔디밭과 예약을 안 해도 된다는 점 때문에
몇 년 전부터 자주 가는 곳이에요.
25 년된 갤로퍼를 타고 서울을 빠져 나갑니다.
멋진 캠핑 장비는 없어요.
동묘시장이나 코스트코에서 그 때 그 때 귀여워서 사 모았던 것들이에요.
집을 떠나 오늘만을 위한 우리의 집을 만들고
그 곳에서 꽁냥꽁냥한 시간을 보내요.
낮잠을 자기도 하고,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요즘의 관심사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다 낮술을 마시고, 저녁 준비를 해요.
귀찮음과 번거로움도 이 곳에서는
즐거움이 됩니다.
짧았지만 같이 간 친구들과도 좋은 시간이었어요.
9/ 원파운드
원파운드는 올해로 6주년이 되었어요.
언제 이렇게 시간이 흘렀을까 신기하기만 하네요.
어려움도 많았고, 행복도 많았던 시간이었습니다.
저희 둘로 시작해서 지금은 꽤 많은 친구들과 함께 일하고 있어요.
그 친구들에게도 고객님들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회사가 되려고
그것은 반드시 지키려고
언제나 노력하고 있습니다.
원피스를 만들고, 함께 편하게 입을 수 있는 티셔츠를 만들고 있어요.
베이비 디스 이즈 굿 이라는 이름은 저희에게 새로운 도전이었어요.
작년 파리 여행때,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생겼는데요.
자유롭게 하고 싶은 대로, 나답게 그냥 해보자! 그렇게 살아보자!
그런 생각이 강렬하게 자리 잡았어요.
파리 어느 피자집에서
춤추며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았을 때 깨달았어요.
일을 하면서 저렇게 즐겁게 살 수도 있는 거구나.
우리 원파운드도 더 즐겁게 일하고 싶다.
멋진 결과물을 만들고 싶다.
우리가 직접 만든 것을 팔고 싶다.
그럼 더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바꾸어 보자.
그래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baby, this is good
터닝포인트는 어떤 거창한 것에서
시작되는 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
피자 가게의 즐거운 사람들을 보고
터닝포인트의 계기로 만든 것 처럼,
떠오르는 좋은 생각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꽉 끌어안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해요.
제 삶에는 많은 것들이 달라졌어요.
일을 대하는 태도에 긴장과 불안이 많이 줄어들었어요.
번아웃 상태가 오래 지속되어 일상이 힘든 시절도 있었는데
지금에서야 좀 마음 편히 일을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침이 오는 것이 두렵던 그 때에서
출근 전 아침시간을 기다리게 된 지금까지.
오랫동안 알 수 없는 답답함과 길고 긴 결핍 속에서 힘들었던 것도
나에 대한 부족함이 자꾸 눈에 보여서 그랬던 것 같아요.
지금은 저의 부족함도 즐겁게 인정해 보려고 합니다.
배우면 되지 천천히 채워가면 되지 라는 생각으로요.
부족하면 좀 어때요. 저에게 관대해 지려고 합니다.
10/ 마치며
쓰다 보니까 제가 무슨 말을 쓰는지 이게 맞는지
헷갈려지려고 해서 이만 마칩니다.
너무 저 답죠?
처음이니까 귀엽게 봐주세요.
다음 호는 좀 더 채워볼게요.
인스타로 보여지는 모습은 늘 즐거워 보이지만,
저는 작은 걱정에도 잠을 못 이루고
주변이 늘 지저분하고
매일 물건을 잃어버리고
다짐은 매일 그 때 뿐인채로 살아가요.
어떤 부분에서는 피곤할 정도로 꼼꼼하지만
대부분은 대충 삽니다.
저는 요즘 자유롭게 살자는 생각을 제일 많이 해요.
너무 먼 미래를 위해서, 어차피 지나간 과거를 위해서 마음 쓰지 말자.
지금 이 순간을 즐기자.
자유롭게 즐기자.
친구의 부탁을 거절하는 것도,
가기 싫은 모임에 가지 않는 것도,
사고 싶은 물건을 사고 밤을 새워 넷플릭스를 보는 것도
이 모든 것이 작은 자유입니다.
저는 오늘 집에서 다 늘어진 티셔츠를 입고
치킨을 주문하고 드라마를 볼 거에요.
생각만 해도 너무 자유로운 밤입니다.
여러분도 오늘 나만의 귀여운 자유를 만끽하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호는 다음주 금요일에 찾아올게요.
BABY, THIS IS LIF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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